추운 겨울 어느 날, 서로의 온기를 위해 몇 마리의 고슴도치가 모여 있었다. 하지만 고슴도치들이 모일수록 그들의 바늘이 서로를 찌르기 시작하자 그들은 떨어질 필요를 느꼈다. 하지만 추위는 고슴도치들을 다시 모이도록 하였고, 다시 같은 일이 반복 되었다. 
우여곡절을 반복한 고슴도치들은 다른 고슴도치와 최소한의 간격을 두는 것이 최고의 수단이라는 것을 발견하였다. 실제 고슴도치들은 몸 덩어리중 바늘이 없는 머리를 맞대고 체온을 유지하거나 수면을 취하고 있다. 
'고슴도치 딜레마(hedgehog’s dilemma)'는 19세기 독일의 철학자 아르투르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의 에세이집에서 유래했다. 인간에게는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자 하는 욕구가 기본적으로 존재하는데, 인간의 가시투성이의 본성으로 인해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서로의 가시에 찔리고, 떨어져 있으면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에 처하는 딜레마에 빠진다는 것으로 가까이 다가갈 수도 그렇다고 떨어질 수도 없는 곤란한 상황을 두고 하는 심리학 용어이다. 
‘코로나19’로 포위되어 칩거(蟄居) 두 달째, 눈부신 봄날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지구촌 곳곳마다 새봄의 꽃소식으로 생기에 넘쳐야 할 전 세계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 ‘코로나19’ 중앙대책본부가 밝힌 사람이 기침하거나 말을 할 때 침방울이 튀는 그 적정거리는 2m거리다. 
덕분에 익숙했던 사람들과의 생활과 생존방식이 모두 어색해졌고, ‘코로나19’ 방역지침은 지금껏 알고 지냈던 인간관계의 덕목들을 거꾸로 블랙리스트로 만들었다. 
그래서 요즘 핫하게 떠오르는 단어가 언택트(untact; 비대면)이다. 
미처 준비되지 못한 언택트 시대의 조기출현은 직장과 학교 여기저기서 부작용을 호소한다.
 마스크에 재택근무, 화상회의, 온라인 쇼핑과 동영상등으로 지금껏 익숙했던 삶의 질서를 일시에 흔들어 놓았다.
그러나 잠시 멈춘 일상에서 되돌아봐야 하는 것도 있다. 
고슴도치의 딜레마처럼 사회적 거리 두기의 중요성이 그것이다. '인간(人間)'이란 한자는 '사람 인(人)'에 '사이 간(間)'을 쓴다. 불교 용어로 세상을 뜻하는 '세간(世間)' 역시 마찬가지다. 
인간이나 세상 모두 서로가 빈틈없이 딱 붙어 있는 것이 아니고 적당한 거리, 즉 간(間)을 유지해야 건강성이 있다는 의미다. 
감염병은 접촉과 전파를 통해 확산된다. 
그래서 접촉을 줄이는 것이 전파를 통한 확산을 줄이는 최고의 방법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에는 모든 국민의 단합된 마음과 위급한 상황에 대처하는 분별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코로나19’의 실제 방역 주인공은 우리인 것이다. 
물론 우리가 겪고 있는 언택트(untact; 비대면)는 신체적 거리이지 마음의 거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지난 두달간 대구로 달려간 의료진과 묵묵히 방역에 동참해준 시민, 귀한 성금을 보내준 이웃, 많은 불편과 고통을 감내했던 우리 국민 모두에게 박수를 보낸다. 
고슴도치들이 찾은 적정거리를 인간에 비유하면, 서로의 공존을 위한 예의이다. 
새봄 ‘코로나19’의 코리아 백신, “괜찮아요! 함께라면 이겨낼 수 있어요” 바로, 서로의 단결된 질서와 응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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