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로마시대에 시몬이라는 사형수가 있었다. 그는 자유와 평화를 위해 싸운 독립투사였는데 로마독재정권은 그에게 가장 잔인한 형벌을 내렸다. 바로 사형 집행일 까지 어떤 음식도 먹어서는 안 되는 형벌이었다. 그래서 노인은 서서히 굶어죽게 되었다. 그런데 그에게는 딸이 하나 있었다. 그의 딸 페로는 아이를 낳았는데, 감옥에서 임종해야하는 아버지를 차마 볼 수가 없었다. 페로는 감옥으로 아버지를 면회 갈 때마다 간수 몰래 자신의 불은 젖을 아버지에게 물렸다. 딸의 젖을 먹자 사경을 헤메던 아버지는 차츰 기력을 회복하여 기적처럼 살아났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 당국에서는 딸의 효성에 감동하여 아버지를 풀어주게 되었다. <정인호-화가의 통찰법 중에서>
이 그림은 바로크 미술의 거장 루벤스가 그린 <시몬과 페로>라는 작품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그려졌던 이 그림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국립미술관입구에 걸려있다. 이 주제는 당시 로마에서는 대단히 인기 있는 것이었는데 딸의 행위가 부모를 공양하는 가장 고귀한 사례로 여겨졌고 지금도 진한 감동을 전해오기 때문이다.
 우리는 인간답고 행복한 삶을 살기 원하면서도 어떻게 사는 것이 인간다운 삶인지에 관해서는 사람마다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 각자의 주관적인 가치관과 신념에 따라 행복감과 안녕을 다르게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경제적 소득이나 일자리보장, 문화적 소양과 지식 외에도 공동체의 이익과 문화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탄력적 가치회복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는 먼저 <시몬과 페로>에서 나타나는 고귀한 인간다움을 회복해야 한다.
인간다운 삶을 회복하고자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병원에서 투병생활을 하고 있는 수많은 환자들의 소망이 그러하고, 곳곳마다 다양한 심리상담을 통한 치유사업이 그러하고, 주말마다 물밀 듯이 바다와 산으로 건강성을 찾아나서는 도시인들의 삶이 그러하고, 여기 저기 소문난 맛집 탐방으로 행복을 찾아나서는 것이 그러하고, 검푸른 바다에서 올려내는 낚시가 그러하고, 한 걸음 한 걸음 모아 정상등반을 이루어내는 등산객들의 땀방울이 그러하듯이 우리들 일상은 삶을 회복하고자하는 간절한 몸짓들로 가득차 있다.
2월이다. 새해는 우리 삶의 모습이 타인은 물론 약자에게조차 인색한 품위없는 졸부의 수준에 머물러 있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살펴보자. 그리고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우리의 현주소를 제대로 파악하여 돈과 정치, 남의 험담하는 시간의 일부라도 떼어내어 우리가 꿈꾸는 사회를 진지하게 그려보자.
그리고 따뜻한 봄날을 고대하듯 직업과 나이와 계층, 나와는 다른 다중(多衆)의 목소리를 자유롭게 허용하며 파괴가 아닌 공동체적 평화를 생산해보자. 그래서 정책으로, 실력으로, 사랑으로, 감동과 배려로 나라를 되살리는 꿈을 마음껏 꾸어보자. 공동체의 가치회복은 행복지수와 비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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