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창익 은평구의회 의장

은평구의회는 지난 10월 18일부터 26일까지 장창익 의장을 포함 13명이 호주를 방문했다. 이에 장창익의장의 9일간의 국외공무여행기를 요약 게재한다 편집자 주

*** 들어서며 ***
구민축제를 비롯하여 계속되는 행사로 바빴던 10월의 끝자락. 극심한 중부이북 지역의 가뭄소식과 국정화 교과서 문제, 그리고 6대의회의 보고서 표절 등으로 곤혹을 치르고 난 후 내부 규칙을 대폭 수정한 이후에 실시되는 제7대 의회의 첫 공무국외여행이라는 점에서 충분한 검토와 심의가 있었고, 여행사 선정에 있어서도 설명회를 통하여 ‘외유성의 불식’을 위한 프로그램의 재선정 요구 등 나름대로의 고민속에서도 어깨가 무겁고 이따금씩 밀려오는 일말의 부담은 아마도 엄연한 책임감의 무게가 더 크기 때문이라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열린의회의 단합된 의지로 선진국가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환경. 도시문제. 복지체계 등에 대한 심도있는 견학 및 비교를 통하여 우리의 현상에 발전적으로 접목하고 창의적인 의정활동 능력을 배양하고 주민복지 향상과 지방자치 발전에 기여하며 1988년이후 지속되어온 자매결연 도시와의 우의를 다지는 동시에 상호 상생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면서 방문 도시를 중심으로 전개하고자 한다.

 

 

*** 시드니 ***
휴일의 멋진 가을 햇살을 맞으며 도착한 인천공항은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었다.
약 7시간에 걸친 비행끝에 환승을 위한 싱가폴의 <창이공항>에 도착하였다자정이 넘어서야 또다시 목적지인 호주를 향한 지루한 비행이 시작되었다
얼마나 날아왔을까. 창밖에 하얀 솜털 구름이 펼쳐지는가 하면 어느새 걷히고 끝없는 사막이 펼쳐지더니 구릉지에 이어 검푸른 나무숲을 지나 파란바다가 눈앞에 달려오고 있었다. 약 15시간에 걸친 투혼(?)속에 아름다운 시드니 공항의 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세계적 미항인 시드니는 호주에서 인구(약 470만)가 가장 많은 도시로 상공업. 금융. 교통의 중심도시이며, 목재, 조선, 화학, 농·토목 기계, 석유정제, 관광 등으로 국내 GDP의 25%를 차지하는 명실상부한 호주의 최고도시로 알려지고 있다.
화창한 한국의 봄날씨와 비슷한 공기를 마시며 버스에 올랐다. 버스에는 문이 양쪽으로 나 있으며, 정면으로 NO SMOKE, FOOD, DRINK, STAND 라고 적혀있어 이를 위반할 시는 철저한 대가를 치러야 하고, 의자도 고정되어 있어 안전의 중요성을 얼마나 강조하고 있는 도시인지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버스는 모두 흰색이며 도로의 중앙선도 흰색으로 이는 운전자를 보호하는 차원이라고 하니 약간 의아해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오페라하우스를 향하는 차창으로 깨끗한 도시의 모습이 나타나고 중심시내임에도 이따금씩 자전거도로가 보이고 활모양의 자전거 거치대가 수십미터 간격으로 설치되어 있음을 볼 수 있었고, 버스에서 내리자 차도보다 넓은 인도가 편안함을 안겨주고 신호등이 낮은 위치로 고정되어 대중교통 수단인 버스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다곤 하나 뒤따르는 승용차들의 시선확보가 어렵지 않을까하는 의구심을 자아내게 하였다.
세계 3대 미항인 시드니항의 상징은 단연 오페라 하우스라 할 것이다. 2007년 이미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동 건축물은 1957년 뉴사우스웨일즈 주정부가 주최한 디자인콘테스트에서 우승한 덴마크건축가 요른 우촌의 작품으로 잘린 오렌지 조각 또는 소라껍데기, 또는 배의 형상에서 본뜬 디자인 이라는 등 여러 설이 있다고 하나 조가비 모양의 광대한 구조가 보는 관광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해 보였다.
재정적, 정치적, 그리고 설계 및 건설과정의 여러가지 역경속에 예정된 기간보다 6년이나 늦었고 예상 비용보다 10배를 초과하였지만 1973년 10월 20일 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참석하여 개관식 테이프를 끊은 이후에도 지상출입로, 앞마당, 자하통로, 공연공간과 스튜디오에 대한 보완작업을 통하여 건축형태와 구조적 설계의 모든 면에서 뛰어난 창의력과 혁신적인 방법을 결합시킨 근대 최고의 걸작품으로, 특히 시드니 항구쪽으로 돌출된 아름다운 반도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아치형 다리인 Harbour Bridge의 위용을 곁에 두어 그 신비함과 웅장함을 한층 더하고 있었다.
입구에는 한국인 관광객 상당수가 설명을 듣고 있었으며, 건물은 기둥이 없이 레고블럭의 조립, 즉 블루마운틴 지역의 화강암을 다듬어 나사로 연결함으로써 세대를 앞선 친환경 공법으로 지어졌다고 하며, 관객과 무대 공연장의 접근성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하여 관람석의 배치가 옆으로도 이루어져 있었고 의자를 포함한 모든 실내벽이 자작나무 등 목재로 되어 있으며,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는 맞춤형 공학적 설계기법이 적용되어 고드름처럼 놓여있는 12,000여개의 파이프오르간에서 금방이라도 선율이 나올듯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2,700석의 대극장과 1,500석의 오페라 극장, 그리고 4개의 소극장과 6개의 실내 공연장에 레스토랑이 들어서 있다고 하는 데, 이는 주정부가 보조하는 국립극장으로 학교나 대중적 지역행사, 음악, 패션쇼 등 버라이어티하게 이용되고 있으며, 빌려쓰는 단체의 성격에 따라 대관료가 다르게 책정된다고 하니 그들의 여유로운 문화 시책이 부러울 뿐이였다.
엄청난 건축비용을 충당하기 위하여 복권을 판매하면서까지 시민의 협조와 지원이 필요했던 본 오페라하우스가 매년 약 800만명의 관광객을 끌어들이며 3,000여명의 고용창출을 하고 있다니 서울의 한강개발 프로젝트나 우리구의 혁신파크 사업에 서울이나 한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건축물이 들어섰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보았다.

 

*** 블루마운틴 ***
2000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선정된 호주 최고의 국립공원으로 약 5억년전에 조성된 유카립투스 원시림으로 형성되어 있으며, 이 나무의 많은 성분 중 하나인 알코올 성분과 이를 포함한 나무의 수액이 뜨거운 햇볕으로부터 발생되는 자외선과 만나 그 주변의 대기가 푸르슴해 보이는 현상이 일어나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약 955m 높이의 천길 낭떠러지를 헤치고 내려가는 케이블카는 억겁을 한순간에 내리꽂으며 우리를 안내한 곳은 울창한 원시자연림의 세계였다. 고사리과의 아름드리 고비나무가 싱그러운 이끼를 몸에 감고 있어 청정지역의 보고임을 알려주고 있다.
사암층으로 이루어진 바위를 뚫고 양질의 석탄을 캐어낸 흔적들이 남아있고 허물을 벗은 것처럼 반질 반질한 유카립투스 나무숲을 헤쳐내면서 작은 오솔길을 따라 가노라니 비스듬이 누워있는 궤도열차에 한국인 관광객들이 주를 이루어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우리 일행을 본 현지 안내원이 ‘빨리 빨리’하면서 손짓을 하고 있었다. 그는 틀림없는 호주 국민이였는데…
등위로 올라가는 협괴열차는 괴성과 식은땀을 동반하며 굴속을 통과하니 어느덧 원위치로 돌아오고 또다시 바닥이 유리창으로 깔려진 <시닉월드 스카이웨이>라는 수평케이블카에 오를 수 있었다. 고개를 수그리면 아찔한 협곡의 원시림이 아른거리고 옆으로는 <웬트워스>라는 두줄기 폭포가 쉬임없이 물줄기를 낙하시키고 있었다.
내려가고 올라가고 또 옆으로 가로지르는 케이블카 만으로도 관광객들을 사로잡는 마력앞에 이따금씩 거론되는 ‘북한산 케이블카’의 설치 논쟁이 왜 문뜩 스쳐가는 것일까?
에코포인트에서 바라보는 세자매 봉은 수억년 동안 모래가 쌓이고 침식되어 만들어진 사암층의 주름이 아름다운 전설로 승화되었다고는 하나 그 자태의 감동은 어느새 어려워지고 있는 우리 국가경제의 현실같기도 하여 한동안 멍하니 서있기도 하였다.
과거속을 거닐게하는 블루마운틴의 위용이 왜 미국의 그랜드캐년과 비교되는지, 자연의 훼손을 최소화하여 관광객의 마음을 움켜잡게하는 키는 무엇인지 깊은 상념속으로 빠져들었다.

 

** 캔터베리시 ***
1988년 부터 우리구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캔터베리시는 뉴사우스웨일즈주 시드니 서남방에서 10㎞지점에 위치하고 있는 인구 약 15만 정도의 중소도시로 다양한 인종과 문화와 전통이 혼재된 다문화 도시이기도 하다. 우리 교민이 한때는 6천명 이상이 거주하기도 하였으나 지금은 외곽도시로 많이 빠져나감으로서 약 3천명 정도의 교민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
1989년 동 시의 시장외 9명이 친선방문을 한 이후로 양 도시간에 20여 차례 이상의 교환방문이 이루어지면서 상호 우호협력이 다져진 도시이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동 시의 정치적 내부사정으로 교류가 소홀한 와중이라고 하여 더욱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였던 것도 사실이다.
5년전 방문했던 기억을 더듬어 보는데 순간 커다란 체구로 환한 미소를 지으며 악수를 청하는 자가 있었으니, 동 시의 전략고문관인 Janelle Mclntosh였다.
우리를 반갑게 맞이하면서 ‘안녕하세요’ ‘김치’ 등 숙달된 한국말로 분위기를 압도 하면서 우리나라의 종합사회복지관과 같은 Riverwood Community Centre로 안내 하였다.
이는 동 지역의 개인들의 요구와 안전하고 행복한 지역사회를 만들어 지역 주민으로 하여금 이 지역에 사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높은 품질의 맞춤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따라서 구성원들은 환경보호 활동 등 그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의사결정에 활발히 참여하는 통로 역할을 하는 곳이라고 했다.
건물은 소박한 흰색 페인트로 칠하여져 오래되었음을 직감할 수 있었으며, 곧바로 CEO인 Pauline은 40년된 센터의 수장으로 따뜻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설명을 해주었다.
20여 개국의 다양한 민족이 어우러져 살기때문에 그들의 평균치를 지향하면서도 특히 고령자, 몸이 아프거나 불편하신 분, 난민, 임대주택을 구하지 못한 빈민층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으며, 청년층의 교육이나 직업훈련 프로그램 등 실질적인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고 하는데, 이는 중앙정부로부터의 지원 외에 대학생, 의사, 주부를 비롯한 각계 각층의 재능기부자와 자원봉사자들이 활동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여기에 참여하는 주민들은 서로 격려하고 권한을 주며 참여자를 스스로 지원하고 자발적인 선택을 하게 하며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해주며 포괄적인 서비스를 제공받는 대신에 자원들을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공공자금 조달에 책임을 다해야하며, 다른 기관과의 협력을 기본으로 하는 핵심가치를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각종 회의실에는 다민족으로 구성된 시민들이 필요한 테마별로 토론을 함으로서 서로 소통하고 상생의 노력을 공유한다는 것이다.
설명을 듣고 후문을 나서자 푸른 잔디가 잘 정리된 공원이 보이며 옆으로 맑은 하천위에 옹기종기 오리떼가 헤엄을 치고있었는데, 본래 이 하천 주변은 2차 대전때 연합군의 야전병원이었고, 이곳은 과거 우리 불광천과 같은 악취가 진동을 하던 버려진 하천이었다고 하는데, 주 정부와 시민들의 열정적인 노력으로 우리의 뉴타운처럼 재개발을 통하여 깨끗한 임대주택과 도서관 등이 들어섰고, 쓰레기가 널려진 그야말로 버려진 하천 주변 약 14,000여평을 5년에 걸쳐 300백만 달러의 예산을 투입하여 새가 날고 꽃이 피는 생태하천과 쾌적한 공원으로 변모시켰다고 한다.
하천주변에는 쟝커스라고 하는 수수나무 비슷한 풀과 잭 크렌다라고 하는 우리나라의 벚꽃과 비슷한 보라색 꽃나무들이 잎이 넓고 부드러운 잔디들과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나무와 꽃들이 심어진 주변에는 나무부스러기를 이용하여 거름으로 사용하고 있었으며, 임대주택 앞에 놓여진 텃밭에는 우리의 주말농장과 같이 주민들이 손수 일구는 야채며 화초들이 탐스럽게 자라나고 있었다.
또한 호주는 우리나라처럼 규격봉투를 사용하지 않으며 3개의 쓰레기통을 사용하고 있는 데 빨간색은 음식물쓰레기를 1주일 마다, 초록색은 나뭇잎이나 잔디를 깎은 풀 등을, 노란색은 재활용 쓰레기를 2주일 단위로 회수해간다고 하며, 모집통이 튼튼하고 위생적이며 주변처리도 잘 되어 있었고, 회수된 음식물쓰레기는 일반쓰레기와 함께 고온으로 압축하여 퇴비로 이용하거나 핵폐기물처럼 화학약품 처리를 하여 깊이 묻어버린다고 했다.
주 정부의 지원과 자주예산이 우리보다 훨씬 풍족한 도시지만 저렴한 예산과 인공적인 요소를 최소화하며 친환경적으로 개발한 지혜를 보면서 우리 불광천의 인공미가 조금은 아쉬운 여운으로 다가왔고 ‘쓰레기정류장’사업 등에 대한 철저한 정비가 필요함을 직시할 수 있었다.
도로를 건너 인근에는 Morris Indoor Sports Centre가 있었는 데, 2011년 주 정부예산으로 지었으며 YMCA가 위탁 운영하고 있었다. 생후 6주에서 부터 94세까지 이용하고 있으며 건강과 체력향상을 위한 다양한 80여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특히 운동장이 없는 학교의 학생들이 축구, 농구, 탁구,유도, 태권도 등을 즐기거나 배울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부모와 아이가 같이하는 프로그램과 여성을 위한 전용 헬스장이 있었고, 5세~18세까지의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응급처치실이 갖추어져 있었는데 가격은 1주에 16A$(한화 약 13,000원)이며 가족은 40A$로 호주 물가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라고 하며, 코디네이터를 제외하면 대부분 자원봉사자들이 운영을 도와주고 있다고 하였다.
켄터베리시 청사앞에는 시장인 브라이언 롭슨 시장과 짐 몬테규 제너럴 매니저, 메켄토시 고문관과 이휘진 시드니 총영사 일행이 나와 있었다. 일년에 한번 한국인을 위한 행사의 하나로 청사앞 국기게양대에 우리 대한민국 국기게양식을 하기 위하여. 먼저 호주 국가에 맞추어 호주기가 올라가고 이어서 애국가 반주에 맞추어 우리의 태극기가 서서히 올라가고 있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뿌듯한 자부심과 애국심을 느끼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짐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을까?
강당으로 들어선 우리는 간단한 기념식이 있었다. 롭슨 시장은 인사말에서 은평구에 다녀왔던 사실과 우리 은평구와의 28년이나 되는 끈끈한 인연을 강조하면서 최근에는 인근 시인 Bankstown과의 통합관계 등 어려운 일들이 많아 양시의 관계가 조금은 소원하지만 마음은 언제나 깊은 호의를 갖고 있다고 하였다.
]시드니 총영사께서는 한국과 호주의 우호증진과 우리 교민들의 삶에 대한 관심과 협조를 부탁했으며, 은평구의회의 방문으로 양시가 더욱 두터운 우호증진을 기대한다고 하였다.
나는 환대해줌에 감사드리며 금년 은평누리축제에는 초청하지 못하였지만 내년에는 과거처럼 함께 축제를 즐기는 기회를 갖길 소망하며, 문화, 경제, 학술, 스포츠, 어학연수 등에 있어서 다양한 교류를 통하여 양시의 주민들에게 보다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상생의 밑그림이 그려지길 기대한다고 하였다.이어서 한국의 K-POP 대회에 참가하게 될 호주와 일본여성의 율동 공연에 이어
한국출신 셰프인 Heather Jeong의 음식시연회가 있었다. 김치를 비롯한 야채와 전 등 우리 입맛에 맞는 맛갈스런 음식으로 우리를 기쁘게 하였다. 보조로 일손을 돕는 여학생이 Working Holiday로 왔다고 하니 왠지 딸과 같은 느낌이 들어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하였다.
조금 아쉽다고 하면 보다 많은 캔터베리시 한인 교포들이 함께하지 못한 것과 한국계 2세인 Ken Nam의원이 일신상의 이유로 참여하지 못한 점이었다.한국인 식당으로 안내된 우리는 불고기, 삼겹살, 된장국에 소주, 복분자를 곁들이며 오랫동안 환담을 가졌는데, 특히 한국을 자주 방문했던 멕켄토시와 몬테규씨는 능숙한 한국어로 ‘원-샷’하면서 건배를 제의하였고 한국 음식도 전혀 꺼리낌없이 맛있게 잘 먹는 모습을 보니 고마움과 뿌듯함이 교차되곤 하였다.

*** 와이토모 ***
호주시찰을 마치고 다시 비행기에 올라 3시간 가량 지나자 밤늦게 뉴질랜드의 항구도 시인 오클랜드에 도착하였다. 한국과의 시차가 4시간 빠르며 한국의 봄날씨와 비슷하나 온도차가 커서인 지 차가움을 느낄 수 있었고 오래된 듯한 가족식 호텔이 우리를 맞이했다.
호주대륙으로 부터 동쪽으로 약 1,600㎞ 떨어져 있는 뉴질랜드는 섬나라로 마오리 말로 ‘Ao Tea Roa’ 라고 하는 데 이는 ‘희고 긴 구름’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세계 최초로 연금제도와 여성의 참정권, 환경단체의 출범이 이루어진 청정지역의 대표적인 국가로 알려지고 있다.
오클랜드는 북섬에 위치하고 있으며, 뉴질랜드 인구의 1/4인 120만명이 살고 있는 최대도시로 1865년 까지 뉴질랜드의 수도로서 교통, 경제, 문화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전세계에서 인구대비 요트가 가장 많은 도시로 알려져 있으며 백인이 약 70%이며, 마오리 원주민이 15%, 기타 폴리네시아인과 동양인이 거주하고 있으며, 한국인은 유학생을 포함하여 약 4만명이 살고있다고 한다. 한국전쟁에도 참전하여 우리와는 전통적 우호국가이기도 하다.
아침 일찍 기상하여 호텔앞을 바라보는 데 날씨가 싸늘해서인 지 시민들은 두툼한 초겨울 복장을 하고 있었으며, 시내 곳곳에 한글 간판이 눈에 보여 우리나라의 국격을 가늠할 수 있었고, 고속도로로 진입하는 톨게이트가 없어 무료임을 짐작케 하는 가 하면 오토바이도 다닐 수 있다고 하니 의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도심을 벗어나니 푸른 초지가 끝없이 펼쳐지고 유유히 풀을 띁고 있는 양과 소, 말들이 마냥 평온해 보였으며, 특이한 것은 축사가 보이지 않았는 데 이는 구릉을 이동하면서 생활하고 있기 때문이고 광우병이 거의 발생한 적이 없는 청정지역의 현주소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햇살이 오르자 날씨는 따스한 봄날을 연상케하고 버스는 어느새 세계 8대 불가사의로 알려진 Waitomo Glowworm Caves 입구에 도착하였다. 현지 마오리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와이모토 지역의 동굴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비밀로 하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1987년 추장 Tane Tinorau가 영국인 측량사인 Fred Mace의 설득에 의해 아마 줄기(fiax stem)로 만든 뗏목과 촛불을 유일한 길잡이로 삼아 와이모토 강을 경유하여 탐험을 강행하였으며 1889년 방문객들에 의해 개방되었다고 하였다.
동굴에 들어서자 깜깜한 어둠과 억겁의 고요속에 이따금씩 종유속 줄기를 타고 떨어지는 물방울소리가 침묵를 깨뜨리고 형형색색의 종유석과 석순은 만물상을 연출하고 미로와 같이 복잡하게 이어진 주변 주변엔 아름다운 전설이 맺여있는 듯 신비로움과 경이로움으로 그득하였다.
일센티미터의 종유석이 자라는 데 100여년이 걸린다고 하니 독수리모양, 스핑크스 모양, 코끼리 모양 등을 만드는 데는 얼마나 많은 시간동안 퇴적과 침식이 이루어 졌을까? 종유석이 머리에 닺지 않을까 조심 조심 발길을 내딛는 데 순간 머리위로 비춰지는 환희, 황홀, 그리고 감동이 전율을 일으키기 시작하였다.
동굴 천장 사이 사이에 무수히 많은 옥구슬은 은하수보다 영롱하게 박혀 반짝이니 이것이 정녕 반딧불의 향연이런가? 어둠속을 뚫고 와이어 한줄에 의지하여 서서히 움직이는 나룻배는 여성 선장의 섬세함과 노련함속에 고요와 침묵과 긴장의 터널속에 영롱한 석류알들을 눈으로 응시하며 북두칠성과 전갈자리를 거쳐 안식의 뭍으로 도달하였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초원을 스치며 달려가니 멀리 구릉지위에 나부끼는 태극기가 한눈에 들어왔다. 목장안에 자리잡은 한국인의 집엔 벚꽃과 철쭉, 배꽃, 사과꽃, 동백꽃이 미소를 띠우고 유자나무와 포도덩굴 사이로 뿜어나오는 봄향기는 한국인의 감성을 살리려고 하는 주인 송씨의 애국심일까? 아니면, 조국의 향수를 달래기 위한 간절함의 표현 이였을까?
미역국과 김치, 싱싱한 야채, 그리고 주인이 직접 구워내는 바베큐는 우리 한국인만이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성찬이라고 생각되었다. 훤희 내려다 보이는 파란 초원, 자부심을 가득 안고 휘날리는 태극기, 은은하게 들려오는 음악선율이 더해져서.

*** 로토루아 ***
Rotorua는 뉴질랜드 북섬에 있는 인구 약 78,000명이 거주하는 뉴질랜드 최대의 관광도시로 마오리족 문화의 중심지이고 화산과 지열활동으로 인한 온천, 특히 간헐천이 유명한 곳이며, 로토루아라는 말은 마오리어로 Roto는 호수이며, Rua는 둘을 의미한다. 즉 두번째 위대한 호수라는 뜻이다. 로토루아 시청은 전 시청이었던 고풍스러운 박물관과 마주보면서 입구에는 튜울립이 예쁘게 피어있고 실내 체육관을 연상케하는 기하학적 건축물로 단장되어 있었다.
Mark Gould 의원과 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의회 사무실로 들어섰다. 원형으로 의자가 배치되어 있었는데, 앞쪽으로 시장과 사무총장, 양옆으로 의원들이 앉으며 시민의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마오리족 대표 2명이 시장과 맞은편에 앉아서 회의를 같이 한다고 하니 원주민에 대한 배려심에 경의를 표하고 싶었으며, 회의장 앞뒤로 스크린이 설치되어 IT기술이 앞선다고 하는 우리보다도 좋은 환경에서 회의를 하고 있다는 사실에 부럽기까지 하였다.이곳은 해마다 튜울립 축제를 하고 있으며 지열을 이용하여 난방, 관광 등에 활용하고 지진이나 화산폭발에 대비하여 민방위훈련이 체계적으로 실시되고 시민방위대가 결성되어 재난이나 산불진화 등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하였다. 병원, 교육, 경찰, 소방 등은 정부에서 관리하고 청소용역은 시에서, 호수의 수질 등에 대해서는 대학에 연구의뢰하는 등 산학협력체계가 잘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였다. 또한 현재의 국기를 바꾸고자하는 여론이 높아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국민투표를 준비중이라고 하였다.
시의원의 임기는 3년이며, 6주에 한번씩 정례회의를 열고 수시로 임시회의를 여는 것은 우리의회와 비슷하였고 시내의 주·정차 관리를 하는데 있어서 불법주차에 대한 과태료를 부과하니 상점이나 음식점들이 어려움을 토로하여 작년부터 90분까지는 요금을 면제해주는 제도를 도입하여 현재는 많은 호응을 얻고있다고 하였다.
또한 세계적으로 최고라고할 수 있는 노인연금제도는 65세이상이면 천국이라고 할 정도로 부부기준 주 500불(한화 약 45만원)을 지급한다고 하며 슈퍼골드카드가 지급되어 대중교통을 비롯한 부문에서 할인 및 무료이용을 할 수 있다고 하였다.
Gould의원의 열정적인 설명은 축제, 쓰레기문제, 장기발전계획 등 다양한 분야로 이어졌으며, 곧 마오리족 민속촌과 간헐천으로 유명한 테퓨이아로 안내되었다.
고사리나무로 만들어서 통풍이 잘된다고 하는 원주민집과 자연냉장고, 주변에는 화산지대에서만 난다고 하는 마누카꽃이 흐트러지게 피었는데 여기에서 나는 꿀이 유명하며 잎은 비비면 허브냄새가 나기도 하였다.
밑으로 내려보니 하얀 석회석 가루가 눈에 비치더니 순식간에 약 20여미터나 되는 물기둥이 솟구쳐 오르는가 하면 유황냄새가 진동을 하고 진흙탕속에서 뽀글뽀글 요동을 치는 모습이며 쉼없이 올라오는 연기는 언제 다시 불기둥을 내뿜을지 모르는 긴장감을 갖기에 충분하였으며, 원시를 넘나드는 것 같은 자연그대로의 멋 자체가 국가의 수익을 창출하는 힘을 가지고 있음에 왜 자꾸만 부럽기만 하는 것인지…

*** 마감하며 ***
넓은 땅과 풍부한 지하자원,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이 어우러진 호주와 뉴질랜드. 자국민을 위한 각종 혜택이 주어지는 나라, 우리나라의 ‘설마’문화보다 ‘혹시’문화에서 ‘공동체를 위한 규범’이 잘 지켜지는 도시들, ‘빨리 빨리’보다 ‘천천히’를 기본으로 질서와 도덕과 책임감으로 살아가는 시민들, 법은 ‘빠져나가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지키기 위한 절대의 가치’로 여기는 국민들, 최고 선호하는 직업으로 <소방관>을 꼽고 있다는 청소년들, 실질적인 정년이 필요없어 언제든 지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되는 어르신들, 유모차를 타면서도 헬멧을 써야하는 어린이들, 공중화장실엔 절약형 시스템을 설치하여 운영하고, 노점상을 찾아볼 수 없는 나라.
학교수업료와 병원비가 필요없는 등 각종 복지제도가 잘 갖추어져 있고, 시내는 깨끗이 정돈되어 있으며, 거리엔 중고차시장이 활성화되어 검소한 시민의식을 엿볼 수 있었고, 간간이 보이는 전봇대에는 광고물이 하나도 붙어있지 않았고, 스쿨존과 버스존이 철저히 지켜지는가 하면 한밤이고 지나가는 행인이 없어도 정지선에 대기하는 승용차들. 하늘이 보이는 곳에서만 담배를 피울 수 있고, 빨래는 뒷마당에 널어야 하며, 60㎝가 넘는 나무는 마음대로 벨 수가 없고, ‘밤문화’보다 ‘가족과의 저녁을 사랑’하는 사람들 속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보고 느껴야만 했다.
관광지 어느곳엘 가도 한국인의 목소리와 한글 간판과 상점, 자동차, 호텔내의 TV는 모두 한국산임을 확인했을 때의 자부심에서 이제는 ‘국력’보다 ‘국격’을 중시하는 국민성이 요구됨을 깊이 인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방의회 의원의 공무국외여행을 떠날때마다 ‘외유성 관광’이라는 세간의 비판을 의식하면서도 ‘화장실을 한번 보고오더라도 외국에는 자주 나가보아야 한다’라고 하신 모 심의위원님의 말처럼 당당하고 의욕적으로 출발했지만, 상대도시와의 원활한 소통 결여, 예산상 문제로 인한 저가비행노선과 환승으로 인한 시간적·육체적 피로감, 가이드의 수준 결여 등 현상적 한계점을 극복하기는 어려움이 많았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특히 도시기반시설이나 환경관련 시설, 복지시설, 교의 부족, 통역사의 부재로 인한 방문도시 의원들과의 허심탄회한 간담회나 소통시간의
부족, 광활한 국가를 짧은 시간에 다 섭렵하려는 무리수로 테마가 있고 그것에 대한 깊이있는 견학이 되지 못했던 아쉬움도 크게 남기게 되었다.
또한 민주평통이 최근 호주협의회와 자매결연을 맺고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유학 및 취업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위한 MOU체결을 맺은 것처럼, 오랜 자매도시인 캔터베리시와 실질적인 교류협력을 위한 다각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느끼게 하였다.
즉 은평구 출신 유학생들의 홈스테이에 대한 배려, 초·중·고등학교의 교환연수제도, 구청 직원의 상호 파견제도, 파발로제품을 비롯한 우리구 특산품코너 설치 등 거시적 안목에서 체계적인 검토가 필요하지 않을까?

 

저작권자 © 은평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