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산의 인수봉에 걸터앉은 흰구름아
깊은심실 허망한꿈 어느날에 데려가련

길떠나신 님을찾아 섬돌아래 내려서니
버선발에 밟히는건 이슬젖은 마음이라
 
가버린님 다시뵐날 손을꼽아 기다려도
강기슭에 버들가지 바람따라 흔들릴뿐

무정타고 말말아라 님여윈이 너뿐이냐
제아무리 애태운들 그소리가 들릴손가

그리운님 뵈올길은 꿈길밖에 길이없어
비몽사몽 헤맸더니 노중에서 만날까나
 
가을바람 스칠적에 옷고름을 손에쥐니
다함없는 긴긴한에 달그림자 깊어간다

명주적삼 쪽진머리 단아함도 잠시일뿐
서리내린 가슴속을 누가있어 달랠손가


<물바람 중에서>

김 복 희 
셋이서문학관
누에실문학회 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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