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민의 대의기관으로 사랑과 격려속에 신뢰받는 구의회 되기를

조례는 지역주민과 행정에 관한 법, 기초의원의 핵심역할
8대 원 구성은 여야를 떠나 잘못된 일, 반드시 숙고해야

전 5대, 7대 구의원으로 활동하였고 7대 후반기 부의장으로 7대의회의 마감을 공석이 된 의장의 권한대행으로 7대 은평구의회를 마감했던 소심향 전 의장권한대행의 8년간의 의정활동을 마감하는 소회를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먼저 새롭게 출발하는 제8대 은평구의회 의원님들께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또한 이 지면을 통해 부족한 저의 활동을 반추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조충길 대표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재선의원으로서의 경험이라 어찌보면 일천해보일 수도 있으나 제게 있어 8년이라는 시간은 그리 가벼운 세월은 아니었습니다.
그만큼 책임감과 중압감도 컸고, 또한 지역 활동에 대한 열정도 강했던지라 아쉬움 또한 남는 것도 솔직한 마음입니다. 이제 한여름 뙤약볕의 뒤안길에서 생각나는 몇 가지의 소회를 말씀드리겠습니다.
4대 지방선거(광역 및 기초 단체장, 광역 및 기초의회의원 선거)는 1995년 6월 처음으로 동시에 실시되었습니다. 그동안 23년이라는 짧지 않은 지방자치시대가 경과되면서 많은 성과와 함께 풀뿌리 민주주의가 어느 정도 정착되었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축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구의회 무용론은 선거구제와 공천제도, 구의원 자질 문제 등에 대한 개선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끊이지 않을 것입니다. 현행 선거구제의 문제는 무투표 당선자가 속출하면서 국민의 권리인 선택권을 무용지물로 만드는데 있습니다. 특히 정치 신인이 지방선거에 참여하는 진입장벽이 높다는 것과 기존의 거대정당들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구조에서 선거가 치러진다는 점입니다.
2005년 공직선거법 개정이후 도입된 중대선거구조차도 2인 선거구가 유지되는 한 정당공천자가 절대적으로 유리합니다. 이번 6·13 지방선거 역시 승자독식이 강화되었습니다.
저 또한 4년여의 의정활동이 인정 되어 거의 공천이 확실시 되었으나, 갑자기 야당 지역 위원장이 사퇴 의결되면서 공천이 무산되었고, 결국 무소속으로 출마하여 10.3%의 득표율로 낙선자의 한명이 되었습니다. 선거제도의 폐해는 지역구민의 여론보다는 공천권자인 정당의 눈치를 보는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기에 지방정치의 후퇴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구민 중심의 복지향상 기여와 자질로 평가받는 노력보다 정당공천에 목메는 악순환이 지속되는 한 지역구민의 자치와 풀뿌리 민주주의 정신은 훼손될 것이며 지역분권의 시대마저 요원할 것이라 봅니다.

저는 2006년 한나라당에서 비례공천을 받고 처음으로 은평구의회 제5대 구의회에 입성하였으며, 2014년에 불광동 지역구의원으로 당선된 후. 생활정치인으로서 특히 여성, 어르신, 청소년, 장애인, 영세상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과 지역 주민의 불편사항 해소, 현안 문제 발굴 및 시정에 초점을 맞춘 지역구 활동과 구정질문과 행정사무감사, 조례제정, 예산결산의 의정 활동에 집중했습니다.
연신초 4거리 차로폭 확장, 도로 및 교통신호체계 개선 등 고질적인 민원해결을 시작으로 경로당 건립, 노후 청사 신축, 공영주차장 설치, 불광복지관 증축 등 지역의 숙원사업에 집중해왔으며 페이스북, 블러그, 카톡 등 SNS와 봉사 활동 등 현장 활동을 통한 주민과의 소통과 전문성 향상을 향한 연구와 공부도 틈틈이 해왔습니다.
구정질문은 본 회의장에서 구청장과 관련 부서장에게 질문하고 답변을 들으며, 보충질문을 통해 미비한 점을 다시 되짚고 주장하며 확인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저는 1년에 두 번 밖에 할 수 없는 구정질문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평소 지역 구민들이 여망해 온 사업과 정책 등을 꼼꼼하게 준비했습니다.
쓰레기 문제점 및 대책, 민간위탁 관리감독강화, 여성일자리 창출, 독거어르신전수조사, 청소년 교육의 문제점, 공영주차장 건립, 친환경 도시재생사업 방향성 등을 주장하여 상당히 긍정적인 결과물을 도출해 낸 보람된 자리였다고 생각합니다.
입법 활동과 관련하여서는 지난 7대 구의회 기간 내 ‘양성평등 기본 조례안’, ‘공공갈등 예방 및 조정에 관한 조례안’, ‘소상공인 지원 조례안’, ‘청소년 참여활성화 및 운영 조례안’, ‘한복착용 진흥 조례안’ 등 총 5개의 조례안을 제정하였습니다.
또한 조례안 대안 1건과 결의안 1건 등을 대표발의 하는 등 입법 활동에 공을 들여 메니페스토 약속대상에 이어 조례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전체 구의회로 봤을 때 조례발의 건수가 의원 당 평균 3건을 넘지 못했습니다. 공동발의를 통해 이름을 올려놓았을 뿐이지 실제 4년 내내 단 1건도 제출하지 않은 의원들이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기초의원들이 게으르면 집행부가 만든 조례 심의에만 치중하게 됩니다. 조례제정과 개정을 하려면 해당분야에 관한 전문서적과 자료를 봐야 하고 우리 지역의 실정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가늠할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므로 상당한 시간과 열정이 필요합니다.
저는 한문화 특구로 향한 우리구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한복착용 진흥 조례’ 제정 이후 매년 신년 인사회에 구청장을 비롯하여 구의원 모두 한복을 입고 구민들에게 세배 인사를 드렸고, 북한산 축제 시 한복패션쇼를 개최하여 구의원들이 직접 모델에 참여하였으며, ‘공공갈등예방 및 조정에 관한 조례안’을 제정할 당시 공공갈등예방 관련 책자를 찾아 읽느라 1주일 동안 도서관에서 새벽 2시까지 공부하고 한국행정연구원 직원들과 서울시 담당 주무관과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 최종안을 결정하였습니다.
‘청소년 참여 활성화 조례안’ 제정을 위해 주체인 청소년 480여명이 서명에 직접 참여하게하고 청소년 입법과 관련한 각종 법안을 검토하는 등 마치 시험을 앞둔 학생처럼 공부했던 기억이 납니다.

▲ 현장을 직접 돌아보며 현장의정을 펼치던 소심향 전의원

조례는 지역주민들과 행정에 관한 법으로 기초의원들의 핵심역할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주민들과 지방행정의 발전을 위해 조례 연구에 우선 순위를 두는 것이 기초의원들의 본분인 것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효율성을 이유로 집행부에 일임을 하고 의원들은 심의만 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주민의 삶과 밀접한 조례 제정이 많다면 일단 그 의회는 공부하는 의회라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기초의원들이 공부하는 의회를 만들어야 은평구와 주민들에게 필요한 법을 제정할 수 있습니다.
구정에 대한 견제와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라도 기초의원들의 교육은 강조되어야 합니다. 그러자면 은평구의회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교육전문위원회‘ 신설과 같은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는 것도 고려해봄직 합니다.
구의회 해외연수는 늘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선진행정 사례를 배우기 위한 취지로 기초의원들이 해외연수를 떠납니다. 이러한 연수가 제대로 진행되고 선진지역에서 배운 사례들이 정책에 반영된다면 필요성이 있는 활동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주민들의 시선은 여전히 따갑습니다.
기초의원들이 연수라는 명목으로 관광하는데 혈세를 쓴다는 이유입니다. 해외출장이나 해외연수가 지금껏 관광성 외유에서 벗어나지 못하다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기초의원들이나 공무원들의 해외연수에 관한 잘못된 인식이나 적극적인 행동 부재도 한 몫 했을 것입니다.
우리 구의회는 공무여행 규정에 따라 사전심의 회의, 여행계획서, 보고서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는 등 해외연수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집행해 온 편입니다. 다만 우리 의원들이 좀 지향할 점은 배우고자 하는 자세와 책임의식이 높아져야 할 것입니다.
모범적인 연수가 되려면 사전에 치밀하게 논의하고 분야를 나눠 준비회의를 거쳐 해당지역과 방문처에 관한 예비지식을 습득하고 토론회를 여는 등의 사전활동이 필요합니다. 연수를 다녀오고 난 후에도 연수보고회를 개최하고 개별보고서 또한 제출하여 누구라도 인정할 수 있는 해외연수의 성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저는 지난 6월 SBS 시사매거진에서 해외여행 보고서를 꼬박꼬박 제출하고 공개해온 우수사례 의원으로 인터뷰를 한 적이 있습니다. 당연한 일을 인터뷰 할 정도로 우리 의원들의 현실적인 노력이 부족했음을 시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실 몇 십 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 제출이 쉽지는 않습니다. 현장에서 귀담아 듣고, 열심히 공부하고 뛰어다니지 않으면 생생한 기록이 나올 수 없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고 나서도 읽은 시간만큼의 사색이 필요하듯 여행 후 곱씹는 시간이 있어야만 내실 있는 연수가 될 수 있음을 경험을 통해 느꼈습니다.
외유가 아닌 진정한 연수가 되어 구민들로부터 눈총을 받지 않고 선진문물과 사례들을 배우는 좋은 기회의 장으로 변모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바입니다.
구의원들 모두 내세우는 캐치프레이즈가 있다면 ‘구민을 위하여’일 것입니다. 구의원의 모든 정책과 행위의 판단가치가 지역과 지역구민이기 때문입니다. 7대 의회에 들어오니 5대 의회 때의 청사진과는 달리 은평구에서 유용한 부지로 분류되던 두 곳의 주요부지의 매각 절차가 이미 진행 중이었습니다.
3만 3천 평의 알토란같은 보건원부지와 구청 뒤 남도학숙소 부지입니다. 주민들의 소망이었던 국제 회의장, 호텔, 문화 예술의 장소 건설로 은평구 랜드마크를 세우고 상권 활성화가 되리라 기대를 모았던 보건원부지는 위치만 은평구이지 240여개의 서울시 시설로 다 채워져, 은평구민과의 교류나 소통이 거의 없으며 불광동 먹자골목 상인들은 오히려 보건원 부지 시절을 그리워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복지가 부각 되는 시대에 그 수요가 점차 증가 될 시점에, 그것도 몇 번의 유찰 뒤에 헐값에 매각되었습니다. 구청 직원이나 민원인 등 내방객의 주차문제가 매우 심각한데 골프장 시설 당시 이용되던 주차장마저 막혀 그 피해는 말도 못합니다.
그리고 남도학숙소 건립 시 지하주차장 설치와 이용에 대한 대책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내방하는 민원인들의 주차 문제 해결에 대한 대안은 요원합니다.
은평구는 그 흔한 예식장 하나 제대로 없고 상징할 만한 건물 하나도 없습니다. 아무리 우리 구 재정이 열악하다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공공부지에 대한 사용 용도는 장기적인 시각으로 접근했어야 합니다. 구민의 복지 수요는 늘어날 것이고 필요한 부지를 사려도 해도 못 살 형편에 부지조차 다 매각하였으니 이제는 쓸 만한 땅조차 찾아보기가 어렵게 되었습니다.
구민들을 챙기고 지역구를 발전시키는 것은 기초의원들이 자신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는 것처럼 해야 합니다. 그래야 제대로 된 감시와 견제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을 텐데 참으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저는 기초의원들이 적어도 지역과 지역민에 대한 사랑과 믿음에 있어 기본철학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랑이 곧 능력입니다. 견제와 감시 감독의 역할을 통해 진정한 주민의 대리인으로서 자부심을 갖는 구의원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최근 지방선거를 마치고 은평구의회에 입성한 제8대 의장단, 상임위원장의 선출로 원구성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구의회 활동을 위한 운영 체제를 정비한 것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의장, 부의장은 물론 상임위원장과 부위원장 등 총 8명 모두가 민주당 일색으로 선출된 것을 보았습니다. 은평구의회 역사상 처음 있는 체제일 것입니다.
과연 구의회에 협치 리더십이 존재하는가 하는 의심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집행부에서 예산안을 들고 왔을 때 구의회의 여당과 야당의 진영논리가 작동합니다. 무조건적인 반대만을 외치는 것은 아니지만 구의회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적어도 견제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한 것입니다.
야당의 목소리가 반영되어야 합니다. 같은 당 소속의 의원들로만 채워지면 감시와 견제의 기능이 작동하지 않을 것이 뻔합니다. 진영논리에 따라 모든 것이 진행된다면 이러한 1당 체제의 운영은 건강한 비판과 견제와 균형이 깨진 매우 심각한 상황입니다.
저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인 구의회만큼은 의회 민주주의 기능이 최소한 작동 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만, 결국 은평구는 국회의원에 이어 구청장, 시의원, 구의회 의장단 심지어 상임위원장과 부위원장에 이르기까지 더불어 민주당이 다 차지했습니다.
비판과 견제의 기능이 상실된 의회가 어찌 은평 구민 전체의 이익을 공평무사하게 대변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이번 구의회 원 구성에 있어서는 여야를 떠나 분명히 잘못된 일이며 앞으로 반드시 숙고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까지 균형이 무너지게 된 데에는 갑과 을의 야당에도 책임이 없을 수 없습니다. 소수가 된 야당 구의원들이 소신 있는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라도 당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절실히 느끼는 바입니다. 
모쪼록 참신한 구의원들이 많이 진입한 8대 구의회인 만큼, 구민을 위하는 정책에는 여야를 떠나 주민 중심의 구의회가 되어 이러한 걱정과 질책이 전의원으로서의 지나친 우려이길 바랍니다.
제8대 은평구의회가 지역 발전을 위하는 일에 보다 적극적이며 왕성한 활동을 통해 구민의 대의기관으로서 사랑과 격려 속에 신뢰받는 구의회로 기억될 수 있기를 소망하며 또한 기대해 마지않습니다.

저작권자 © 은평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