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과 공무원의 나라

정치와 행정이 왜 필요한 것일까?
무릇 정치란 개인들 사이의 이해관계를 조정하여 사회 전체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래서 정치인에게 입법권, 예산권, 국정감사권 등 막강한 권한과 엄청난 신분상 혜택을 주고 있다. 정치인은 마땅히 이러한 사명과 책임에 입각한 처신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이익, 정파적 이해 및 지역구 이익 관철에만 앞장선다. 우리 국민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행정이란 공공성의 실현이요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추구해 나가도록 정책을 집행한다. 그래서 공무원은 법으로 신분을 보장받는 특혜를 누리며 정년까지 해고도 없다. ‘철밥통’이라는 말도 그들에게 하는 말이다. 정치가 행정의 위에 있을지라도 의원 나리들의 ‘지역구 민원사업’은 공무원 도움 없이 해결되지 못한다.

중앙을 떠나 지방의 현실을 둘러보면 더욱 가관이다. 시장과 군수 자리는 중앙에서 잘 알지 못하는 각종 관권사업과 특혜 속에 한 몫 챙기는 자리가 된 듯하다. 줄줄이 구속되는데도 그 행렬은 계속된다.

경전철, 호화청사, 텅 빈 도로와 공항은 정치인과 공무원집단의 합작품이다. 이렇다 보니 ‘지방자치는 민주주의의 학교요 가까운 정부가 가장 좋은 정부’라는 칭송이 무색하다.

종영된 TV 드라마 ‘추적자’에서 서 회장으로 분한 연기자 박근형의 대사를 들어보자. “동윤아 니 농사 지어봤나? 지주가 그 수많은 소작농을 다 우짜 관리하겠노? 그래서 소작농 관리하라고 마름을 두었더니 소작농들이 지주는 무서워하지 않고 마름을 무서워하는 기라. 마름지가 지주가 된 걸로 착각을 하는 기라.” 마치 우리의 현실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대한민국 국민은 소작농이 아니며 장기판의 졸도 아니다. 정치인과 공무원은 국민의 상전이 아니다. 율곡 이이는 “벼슬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남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대선의 해이다. 다음 정부에서는 모두가 달라지기를 기대해 본다.

정치인이건 공무원이건 모든 공직자들은 ‘청렴과 공평’이라는 목민심서의 정신을 명심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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