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재산 강국 원년' 선포 : 좀 더 국민에게 다가가기를..

 

김흥기
본지회장
모스크바 국립대 행정대학원 초빙교수
KAIST 지식재산대학원 겸직교수
김흥기
본지회장
모스크바 국립대 행정대학원 초빙교수
KAIST 지식재산대학원 겸직교수

 

 

1월 31일 정부가 대통령 주재 하에 올해를 '지식재산 강국 원년'으로 선포했다. 지난 50년간의 산업화 시대에는 우리가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앞으로 지식기반 사회에는 우리가 앞서서 세계를 이끌어 간다는 뜻으로 '지식재산 미래강국, 앞서가는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정부는 향후 5년간 10조2000억원을 지식재산 정책에 투자할 계획이며 올해는 1조7000억원을 투자한다. 12대 범정부 추진과제로 지식재산권 관점의 연구개발 강화, 특허 등 지재권 소송의 전문성‧효율성 제고, 직무발명 보상 등을 제시하고 각 부처와 민간의 협력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필자는 이와 관련 지난해 12월 러시아 모스크바 국립대학 특강을 통해 한국이 어떻게 산업화, 민주화를 이뤄왔으며 앞으로 지식사회에서 어떤 철학과 전략으로 무장하여 세계 일류리더로 성장할 것인지를 밝힌 바 있다. 러시아인들이 보인 관심은 '지식사회에서 어떻게 개인이 좀 더 행복하게 잘 살고 국가가 부강해질 것인가?' 이었다.
지금까지는 노동, 기술 그리고 자본으로 충분했고 경제성장을 이뤄내는 것으로 충분했다. 하지만 지식사회는 지식이 개인, 조직과 국가의 핵심자산이 되는 사회이다. 아이작 뉴턴이 세상을 멀리 볼 수 있었던 힘, '거인의 어깨(=지식)'에 서는 것, 바로 그것이다.

 따라서 지식사회에서 국가 구성원들인 개인들이 건강하게 보다 잘 살고 나라가 부강해지려면 모두가 창의적인 도전정신으로 발명과 창업 그리고 혁신에 앞장서야 한다.
지식사회에서는 지식과 지식재산으로 무장한 개인과 국가가 잘 살게 되어 있다. 이 점을 우리 국민 모두는 자각해야만 한다. 부모와 선생님은 이 점을 청소년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국가는 이 점을 보다 쉽고, 명확하며 설득력 있는 메시지로 전해야만 한다. '우리 국가는 앞으로의 사회에서 우리국민들이 진정 어떻게 변화되기를 원하는가?'
지난 60년대 '잘 살아 보세. 우리도 한 번 잘 살아 보세'의 슬로건은 정말 강력하다. 비전이 분명하다. '근면‧자조‧협동'의 새마을 정신으로 우리는 여기까지 왔다. 국민 개개인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쉽고 분명하게 이해했고 공감했다.

그리고 노력했다. 이러한 정신과 실천은 중요하다. 하지만 이제 시대는 변화하고 있다.
'지식재산 미래강국, 앞서가는 대한민국'. 일견 멋지지만 공허하다. 백화점식 정책나열은 식상하다. 고달픈 삶을 숨 가쁘게 살아가는 서민들과 무관하다. 과연 지식재산과 지식기반 사회가 무엇인지 아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 이러한 사회에서 각자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미션과 비전이 분명해야 개인적 실천과 국가적 에너지의 결집이 가능하다.

슬로건이 기대하는 우리국민의 모습은 아마도 '창의적 인재와 성숙한 시민'일 것이다. 창의적 인재도 필요하지만, 대한민국의 헌법가치와 기초질서를 지키고 탐욕을 절제하는 성숙한 시민이 더욱 필요하다.

지식재산 강국 선포식과 슬로건이 국민들과의 공감을 통해 사명감을 일깨우고 행동방침을 알려주지 못한 듯 해 아쉽다.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일인 만큼 앞으로 국민들과 좀 더 소통하며 정책이 집행되기를 기대해본다.

필자는 '지식사회에서 잘 먹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노하우'에 관심이 크다. 남녀노소 누구라도 그러하리라.

그러나 지식사회에서 소득 불균형과 일자리 부족은 더욱 심화되고 사회갈등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직업과 연계된 실용적인 교육체계와 교육기회 차별해소가 긴요하다. 국가의 관심이 요구되는 이유이다. 국민들은 이런 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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